안녕하세요, 비지트입니다.
10월 29일 어제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중대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한 연료 공급을 공개적으로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화답하며 건조 승인을 밝혔습니다. 수십 년간 물밑에서 논의되던 꿈의 무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승인에는 미국 내 필라델피아 조선소 건조라는 매우 구체적이고 강력한 조건이 붙었습니다.
1. 왜 지금 원자력 잠수함 인가?
한국이 원자력 잠수함을 그토록 원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현재 한국 해군이 보유한 디젤 잠수함은 배터리 충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물 위로 부상해야 합니다. 이건 잠수함의 은밀성을 위협하는 최악의 단점입니다. 반면, 원자력 잠수함은 사실상 무한에 가까운 동력으로 수개월 동안 임무수행이 가능하며,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북한의 신형 잠수함을 추적하고, 유사시 선제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또한 원잠은 날로 증강되는 중국과 러시아의 해군력 사이에서 한국의 해상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필수 전략 자산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북한과 중국 잠수함 추적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한 것도 바로 이러한 배경 때문입니다.
2. 필라델피아 조선소 건조의 의미: 안보를 위한 청구서
트럼프 대통령이 건조 승인의 조건으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 조선소)를 특정한 것은 이번 합의가 안보 동맹인 동시에 경제 거래임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이번 딜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조선업이 곧 대대적인 부활을 맞을 것이라고 공언했듯이 한국에 대한 안보적 지원의 대가로, 미국의 일자리와 산업 부흥이라는 확실한 경제적 이익을 챙기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공교롭게도 필리 조선소는 2024년 한국의 한화그룹이 인수한 곳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기업이 인수한 미국 내 자산을 활용해 미국을 위한 생산을 하도록 하는 고도로 계산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이러한 정책 기조는 최근 논의되는 미국 조선업 부활(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MASGA 마스가) 구상과도 맞닿아 있으며 이러한 한국의 자본과 기술력을 미국의 조선소에 투입해, 미국 내 생산 기반을 되살리는 데 한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라는 요구로 볼 수 있죠. 즉, 핵잠은 한국의 조선소가 아닌 한국 기술과 미국 기술이 결합으로 미국 조선소에서 확실히 건조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입니다.
3. 필라델피아 건조의 제약: 우리에게 별로 이득이 없다.
이러한 핵잠의 미국 내 건조 방식은 한국의 숙원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우리가 감수해야 할 한계가 존재합니다. 잠수함을 미국에서 건조한다는 것은, 원자로 설계, 잠수함 선체 건조 등 핵심 노하우가 국내로 이전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입니다. 한화가 인수한 필리 조선소는 현재 상선 위주로 건조하고 있어, 고도의 기술력과 보안 시설이 요구되는 원자력 잠수함 건조 라인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신규 시설을 짓는 데만 막대한 시간(최소 8~10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이며, 이 비용은 고스란히 우리가 지불해야 할 몫이 될 것입니다. 잠수함은 건조 이후 30~40년간 운영해야 합니다. 만약 핵심 정비와 수리, 원자로 교체마저 미국에서만 가능하다면, 우리 해군의 작전 자율성은 심각하게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술적, 군수적 종속이 심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겁니다.
4. 꿈의 무기를 향한 거대한 장벽
현재의 한미 원자력 협정은 핵연료의 평화적 이용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한국이 미국산 우라늄을 군사적 목적으로 농축하거나 재처리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죠. 원자력 잠수함은 명백히 군사적 목적이므로, 이 협정을 개정하거나 오커스처럼 별도의 특별 협정을 맺는 복잡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NPT는 핵 비보유국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국제 조약입니다. 원자력 잠수함 자체는 핵무기가 아니지만, 그 연료인 고농축 우라늄(HEU)은 핵무기 제조의 핵심 원료입니다. 비보유국인 한국이 HEU를 사용하게 되면, NPT 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국제적인 비판과 우려에 직면하게 됩니다.
미국이 호주에 원자력 잠수함을 지원했을 때 중국이 노골적인 핵 확산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던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반도에 미국의 지원을 받은 원자력 잠수함이 등장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에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것이기에 이들의 반발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겠죠.

AI 활용
구글 제미나이 생성
이번 한미 정상의 논의는 한국의 숙원이던 원자력 잠수함 도입의 정치적 빗장을 풀었다는 점에서 엄청난 의미를 가집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은 보를 내주되, 경제를 얻겠다는 명확한 거래 조건을 제시한 것입니다. 우리는 국내 기술 이전 불가와 미국 내 생산이라는 제약 속에서 어떻게 우리 해군의 작전 자율성과 장기적인 이익을 확보할 것인지, 그리고 한미 원자력 협정과 NPT라는 거대한 산을 어떻게 넘을 것인지에 대한 치밀한 후속 협상을 준비해야 할 겁니다.
이재명 정부가 첫 단추를 꼈으니 이제 후속 조치가 중요할 것입니다. 미국 스탠스를 지향하느냐 아니면 친중 스탠스를 계속 취하는가에 따라 오늘의 핵잠 확보의 길은 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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