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지트입니다.
지난 2월 28일에 미국 백악관에서 미국-우크라이나 광물 협정 체결 직전 이루어진 트럼프-젤렌스키 간의 정상회담이 두 정상 간의 주먹다짐했다 해도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 초긴장감이 감도는 썰전이 날 걸로 그대로 방영되었는데요, 이 논쟁은 40여 분 만에 결렬되고 젤렌스키가 쫓겨나듯 백악관에서 나온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반응들을 보였는데요, 국내에서는 이 논쟁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힘이 없어 저렇게 당한다는 댓글들이 많더군요.
정말 그게 다일까요? 트럼프와 젤렌스키는 악연 중에 악연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 이면을 한번 분석해 보았습니다.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재조명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지난 2019년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제공하는 4억 달러 규모의 군사 원조를 조건으로 당시 민주당의 유력 후보였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부리스마 이사였던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우크라이나 검찰의 수사를 요청했다고 알려졌는데요, 이 사건은 익명의 미 정보기관(CIA로 추정) 관계자의 내부고발로 알려졌으며, 민주당이 주도한 하원 조사에서 트럼프의 권력 남용과 선거 개입 의혹이 드러나 역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결국 하원에서는 탄핵안이 통과됐으나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상원에서 부결되어 대통령직은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트럼프가 2020년 대통령 선거 재선에 실패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이로 트럼프는 2020년 대선을 부정선거로 간주하고, 젤렌스키와의 이번 논쟁에서도 바이든을 멍청이 (스마트하지 않다)로 지칭하면서, 젤렌스키에 대한 공개적인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2019년 당시 미국의 군사원조가 중단된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 공항 방어선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특히 재블린(Javelin) 대전차 미사일 공급 지연으로 러시아 지원 분리주의자들의 공격 빈도가 증가하는 등 안보 상황이 악화되었으며 결국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는 도화선의 요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2024년 미국 대선과 젤렌스키의 바이든 지지 논란 부각
이번 백악관 논쟁에서 벤스 부통령이 "당신은 10월에 펜실베이니아에 가서 민주당을 위한 선거 운동을 했습니다. 미국과 당신의 나라를 구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세요"라고 쏘아붙인 이유는 바이든 행정부 당시인 2024년 9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 있는 군수 공장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민주당 주지사와 함께 방문한 데서 비롯되었는데요, 펜실베니아 스크랜턴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근소한 차이로 이긴 주요 접전 지역이었고(펜실베이니아 자체가 원래 근소한 차이로 승리가 갈리는 곳입니다.), 미국 대선에서 매우 중요한 4개 골든스테이트 중 한 곳입니다.
거기에다가, 2024년 10월 미국 민주당 측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2022년 연설 영상을 재편집해 선거 광고로 활용하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젤렌스키는 즉시 기자회견을 통해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공식 부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배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고 실제로 이번 백악관 회담의 결렬 핵심 요인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막대한 전비를 우크라이나에 쏟아부었지만,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정책에서 그렇게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물론 유럽연합이 중요 자원으로 지정한 30가지 주요 광물 중 21가지를 보유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자원은 러시아가 점령한 동부지역에 매장되어 있어서 미국으로는 특별한 이익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진 이번 회담에서 특이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5년 전보다 더 교만해졌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격했다는 점입니다. 정상들끼리의 회담에 부통령이 배석이 아닌 거의 3자 회담 수준으로 들어간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젤렌스키를 저렇게 몰아붙이는 것은 결국, 악역을 벤스에게 맡긴 트럼프의 치밀한 전략이 아니었나 싶고요, 트럼프 대통령 역시 우리는 식민지 경영자가 아니라고 발언하며 결국 회담은 결렬되었습니다.
여기서 아쉬운 점은 젤렌스키의 대응이었죠. 트럼프가 격식을 갖추는 것에 익숙한 비즈니스맨이라는 것을 몰랐을까요? 아니면 1기 행정부 당시 조금은 미숙했던 트럼프를 기억해서 그런 걸까요? 이번 광물 협상에서 이미 실무선에서 합의된 사항을 트럼프와 잘 조율하고 이번에 자신이 손해 보지만, 다음엔 배려해달라는 식으로 트럼프에게 딜을 했어야 했는데, 너무 공격적으로 나간 것이 큰 실수였다고 보입니다. 그 후에 가진 어느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후회한다고는 한 것은 미국의 지원 없이는 우크라이나가 버틸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겠죠.
트럼프가 자신을 벼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이번만큼은 자존심이 긁혀도 참고 대응했어야 했는데, 결국 미국이 손 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궁지에 몰리는 모습에서 70년 전 625전쟁 때 이승만 전 대통령이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놓인 모습이 오버랩 되기도 합니다. 젤렌스키가 이승만 대통령의 전략을 제대로 연구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아닌 항상 허세만 내세우는 유럽 국가들에게만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에 왔습니다.
트럼프의 관심은 오로지 대중국 포위 정책, 그리고 미국 대선에서의 부정선거, 한국은 자유로운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포위 정책은 2025년 2월 발표된 공정·상호주의 계획에 명시된 60% 관세와 희토류 전략물자 통제로 구체화되는데요, 이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연장선입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이유도 자신이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중국의 개입으로 부정선거로 인해 대통령직을 빼앗겼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바이든을 멍청이라고 지칭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트럼프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죠.
그렇다면 반중과 미국 대선 부정선거, 이 부분에서 과연 한국은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젤렌스키는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펜실베니아 방문 한 번으로 백악관에서 저런 '돌아온 각설이' 취급을 당했죠. 하지만, 지난 2월 미국 보수주의 컨퍼런스인 2025 CPAC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사로 참석해 고든 창을 불러 '위대하다'라고 말한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한국의 주류 언론에서 이 부분은 빼 버려 아마도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번 2025 CPAC에서 정상회담에서 보인 벤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하여 메시지를 전한 것처럼 바로 2025 CPAC에서 고든 창을 통해 한국과 중국에 메시지를 던진 것이 아니었을까요?
<고든 창 나무위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설 중 “저기 고든창인가요? 위대한(Great) 고든창입니다. 일어나세요!” 라며 호명되기도 하였다"
고든 창
영미권 방송과 팟캐스트에서 정치 논객으로 활동하는 미국인 변호사, 시사평론가이다. 동아시아 정세와 관련한 방송
namu.wiki
미국의 1위 타깃은 중국인 거 다 아실 겁니다. 모든 역량을 여기에 몰아넣기 위해서 골치 아픈 우크라이나를 빨리 마무리하자는 게 트럼프의 속마음입니다. 그래서 젤렌스키와 비슷한 연배인 벤스가 나서서 젤렌스키 조리돌림 하는 거고요. 트럼프는 지금 자신이 억울하게 대통령직을 빼앗긴 2020년과 지속적으로 언론 프레임으로 접전이라고 했던 2024 대선에 개입한 중국과 다른 외국 세력들을 정리할 칼만을 갈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번 젤렌스키 논쟁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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